1999년 9월 13일 (월) 아빠 말, 나 기수(?)

쌍둥이 아들들은 식사시간 만 되면 난장판이다. 마치 전쟁을 치루는 듯 하다. 몇숫갈 먹다가는
본성이 발동한다. 손으로 김치를 쥐고 국물에 담궈 흔들고 서로 떠먹이다가 얼굴에 묻히고 배
우지 않은 젓가락질도 하겠다고 누나 젓가락을 언제 가져 갔는지 젓가락으로 밥을 집으려다가
휘젓어 버리기가 다반사이다. 오늘의 만찬(?)도 마찬가지였다. 안동 양반의 가풍을 이 녀석들은
언제쯤 살리려는지.
요즘 저녁 시간의 고정 메뉴 중 하나가 말타기. 그래서 아내는 남편 무릎 보호를 위해서 일찌
감치 요를 깔아둔다. 오늘도 저녁식사를 마치고 벽에 기대고 앉았으니 아니나 다를까 눈웃음을
보내며,
"아빠, 말" "아빠, 말"
못이기는 척 엎드렸다. 완전 포복자세로 엎드리니 두 녀석이 등에 타고는
"아빠, 말" "아빠, 말"
내가 몸을 흔들며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녀석들은 좋다고 해해해 거리다가
"아빠 큰 거 아빠 큰 거"
엉덩이를 높이라는 신호다. 엉덩이를 높이고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따가닥"
녀석들은 다시 좋다고 깔깔깔 거리다가
"아빠 작은 거, 아빠 작은 거"
못들은 척 몸을 비스듬히 하고 옆으로 누었더니 내 등의 두 녀석은 나뒹굴면서 얼굴이 벌겋도
록 웃는다.
다시 일어나더니
"아빠 말, 아빠 말"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높이니
"아빠 작은 거 아빠 작은 거"
국이가 아직 등에 못올랐다. 그런데 이 녀석 어디서 들었는지
"아저씨 잠깐만"
엉덩이를 낮추면서 내가
"아저씨 빨리 타세요."
등에 탄 한국이
"아저씨 큰 거 아저씨 큰 거"
몸을 흔들다가 옆으로 기울이니
"아저씨 잠깐만 아저씨 잠간만"
못들은 척 넘어지니 다시 얼굴이 벌겋게 깔깔깔.
오늘 저녁도 이렇게 웃음이 피고 행복이 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