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8월 1일 (주일) 국이 안 놀아

주일 저녁, 쉼의 시간이다. 중국 다녀온지 며칠이 지났지만 정리 때문에 계속 무리해서 그런지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좀 쉬어야지 하고 누었는데 쌍둥이 한국이가 잠시도 그냥 두질 않았다.
아내와 아름이 다운이가 있는데도 나와 같이 놀자고 찝적거렸다.
"아빠 빵빵카(자동차), 아빠 레미꽁(레미콘), 아빠 긴차(기차) 아빠 포크(포크레인)...."
장난감을 한 아름 안고 와서 내 옆에다가 풀었다.
조금 놀아 주다가 장난감을 벽 쪽으로 밀치고는,
"야 임마 너거 둘이서 놀아라."
잠깐 놀이에 열중한다 싶더니 한이가,
"국이 안 놀아."
귀가 뻥 뚤렸다. 반사적으로 일어났지만 이미 두 녀석은 서로에게 상처를 입힐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서로가 꼬집고 입으로 물려고 했다. 말렸다.
"이 녀석들 봐라 싸우지 말고 놀아."
울음소리가 온 집에 진동했다. 울음소리에 부엌에 있던 아내가 뛰어 왔다.
"놀래지 마소. 아이들 싸우면서 크지 뭐. 그런데 여보, 한이가 국이 안놀아 하던데 그런 말 들
어 봤어요?"
"그 말 보다 더한 말도 하는데요."
"무슨 말 하는데요?"
"[나도 안 놀아]지요. 그 말해봐요. 얼마나 서럽게 우는데요. 저거들 한테는 [안 놀아]가 최고
로 큰 욕인가 봐요."
늘어 나는 말. 커 가는 게 보인다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