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8일 (토) 크는 게 보인다. 보여

주말 오후, 목욕탕, 씻기고 옷을 입히는 것이 휴식이 아니라 노동이지만 기쁨은 충만하다. 포동
포동하던 젖살이 빠지는 것과 반비례해서 놀이와 장난은 늘어 났으니 차례로 붙잡아 앉히면서
옷을 입히는 나는 등으로 흘러 내리는 땀을 느낀다.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한국이 어디로 갈까?"
"으응 엄마 데꼬(데리고) 시장 가자."
집 앞에 차를 세우니,
"엄마 온나. 엄마, 빨리 오제요(오세요)."
엄마가 보이자. 쌍둥이 녀석들은 온몸으로 차를 굴리며 엄마를 연호하며 난리 법석이다.
"엄마 엄마"
스타가 된 아내는 손을 흔들며 계단을 내려와 차에 앉았다.
"엄마 우리 시장 가안다."
대형 매장에 들어서자 언제 길을 익혔는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 섰다. 기다리던 녀석들은,
"열려라 참깨."
열리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향하여 다시,
"열려라 참깨."
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스위치를 서로 누르려고 다투니 모든 층에 붉은 불이 켜지고 말았다.
매장에 들어서자 이 쌍둥이 녀석들은 살 것도 많고 갖고 싶은 것도 많고 요구하는 것도 많았
다. 과자, 장난감, 식품 가게 앞 어느 한 구석도 그냥 지나는 게 없었다. 빨리 나가는 것이 최
선의 길이다.
"자 이제 그만."
집에 돌아 와서 짐을 정리하는 동안 두 녀석은 방에서 잘 놀았다. 잘 되지 않는 말이지만 친구
가 되어 서로 한마디 씩 하였다.
"수리 수리 마수리 모자 없어져라."
"수리 수리 마수리 집 없어져라."
손을 빨며 텔레비젼을 보더니 건성으로 보지는 않았는가 보다. 크는 게 보인다 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