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1일 (토) "아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노숙자를 위한 무료진료를 하고 나니 주말 퇴근이 늦었다. 내 생일을 위한 음식을
아내가 정성
껏 준비하는 냄새가 집안을 진동시켰다. 생일 축하 파티가 열렸다. 아름이와 다운이가
풍선과
꽃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한국이는 덩달아 분주하게 왔다 갔다 하지만 엄마에게
별 도움
은 되지 못했다. 이 녀석들의 관심은 오직 누나들이 아빠에게 선물한 케이크였다.
식탁에 둘러 앉았다.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 음식이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한이와
국이의
재롱이 나의 관심이었다. 한이와 국이에게도 음식이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고 오직
그 녀석들의
관심은 케이크였다.
음식을 먹기 전에 케이크에 촛불을 켰다. 한이 국이는 누나가 피아노 앞에 가기도
전에 손뼉을
치면서,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시작했다. 다운이가 노래를 멈추게
하려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치 두 녀석이 짜기라도 했다는 듯이 계속 손뼉을 치면서 노래를 했다.
하는 수 없이
모두가 축하 노래를 했다. 노래가 끝나기 무섭게 촛불을 불면서 손뼉을 쳐버리는
것이다. 그리
고는 좋다고 웃더니,
"아빠 다시 아빠 다시"
다시 촛불을 켜고 재빨리 다운이가 피아노에 앉아서 반주를 했다. 이번에는 반주에
맞춰서 생
일 축하 노래를 했다. 한이와 국이는 케이크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케이크를 뚫어지게
보면서
노래를 하더니 마치기가 무섭게 또 '후훅' 그리고는 손뼉을 힘차게 쳐댔다. 그런데
이 녀석들은
어디서 배웠는지 마지막 부분을 점점 느리게(rit) 그리고 힘주어 '아빠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를
부르면서 근사하게 축하
노래를 마쳤다. 잠시 후,
"아빠 좋다. 엄마 좋다."
행복한 생일 축하 파티였다. 송도의 야경보다 더 아름다운 생일 축하 잔치, 이보다
더 멋진 축
하 받은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