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1월 8일 (토) 입족 2주년

대한이와 민국이가 우리 가족이 된지 오늘로 2년이 된다. 감회가 새롭다. 눈내린 고속도로를
달려 한 밤중에 도착하여 가족이 된지가 어제 같은데 2년이라. 1년이 하루 같았다. 돌아 보니
2년은 훌쩍 지났다.
"여보, 참 세월이 빠르죠? 벌써 2년. 그동안 한국이와 함께 웃은 소리를 녹음했다면 테이프가
몇 개가 될까요? 그리고 이 녀석들과 함께 웃는 모습을 비디오로 담았다면 테이프가 몇 개나
될까요?"
"글쎄요, 우리 식구가 2년 동안 웃었던 소리를 동시에 튼다면 송도 앞바다 배들이 흔들거릴 지
도 모르지요."
"우리의 웃는 모습을 오버랩 시킨다면 해 없이도 잠깐은 살 수 있지 않겠어요."
"아마 그럴 겁니다.
수없이 먹인 약, 지샌 밤, 걸레질, 빨래, 기저귀, 흘린 땀, 보낸 시간들은 지난 밤 꿈속의 일인
양 잊고 함께 즐거웠던 시간만이 머리를 스친다. 세월이 지나가는 속도감을 느끼면서 사니 우
리 가족은 굉장히 행복한 가족인가 보다. 출근하면서 잡은 나의 휴대폰에도 '한국 입족'이라고
쓰여 있다. 휴대폰을 구입하자 바로 입력했었다. 바뀐 생활 리듬, 바뀐 관심사, 삶의 기쁨, 하나
님의 사랑, 감사가 있는 삶.

# 다운이 생각 #
제목 ; 한국이가 온지 2 년

한이랑 국이가 내 동생이 된지 어느덧 2년. 이제는 다섯 살이어서 유치원
에 간다고 자랑하기까지 한다. 그럴 땐 얼마나 귀여운지...
한국이를 데리고 올 때가 생각난다. 언니만 옆집에 있었고 우리 식구는 서
울에 갔었다. 그 날 흰눈이 온 세상을 덮었었다. 눈을 보시면서 어머니는
"한국이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고 좋아하셨다. 정말 한국이가 우리 가
족에게 준 첫 선물이었다. 차 안에서 내 옆에서 잠든 한국이를 보고 동생
이 생겼다고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게 한국이의 첫 선물
을 받으면서 집에 왔을 때가 밤 11시. 먼 여행에 피곤하리라 생각했었지만
한국이를 보고 있으면 잠이 절로 달아 났었다. 부모님도 그러신 것 같았었
다. 그날 이후 한국이는 엉금 엉금 기어다니며 이것 저것 만져 보고 말도
못하고 웃지도 않았던 내 동생들, 그런 동생들이 이제는 누나방을 뒤져서
물건을 가지고 도망도 다니고 못하는 말 없이 너무 귀엽게 웃는 내 동생들
을 보면 많이 컸다는 것을 느낀다.
처음 데리고 왔을 때는 입양아, 친동생이 아니라서 그런지 너무 어색하였
고, 내가 막내여서 늘 애교 부리고 사랑을 받기만 했는데 친동생 아닌 양
동생에게 사랑을 빼앗겨야 한다니 '괜히 동생 데리고 오자고 했네'라는 후
회도 했었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한국이의 모습을 보니 그게 아니었
다. 가끔 나의 옛날 시절처럼 엄마 찾고 떼쓰고 울 때면 밉기도 했지만 누
나들에게 장난 걸며 말할 때면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귀엽고 사랑스
럽다.

이제는 한국이도 커 가는 만큼 꾀도 많아졌다. 누나 한 대 때리고는
돌아보는 누나에게 씨익 웃음을 보내는데 웃는 동생을 때릴 수도 없고... 이
럴 땐 그냥 같이 웃어 주고 같이 뒹굴고 놀아 준다.
한국이는 진짜 내동생이다. 앞으로도 나는 한국이를 더 많이 사랑해 주고
축복해 줘야지. = 다운 생각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