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4월 10일 (금) 의료원보에 실린 우리 이야기

아침 식사를 하면서 "오늘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성금요일이라고 하는 날이거든 어른들은 이날에 금식을 하기도 하는데 너희들도 금식하는 것이 어떠냐?"

아름 다운이가 이구동성으로 말하기를 "밥을 안 먹어요? 아유, 힘들어 못할 것 같아요." "그래 다음에 조금 더 크거든 이런 날에 금식을 하면 좋단다. 아빠는 점심을 금식하며 학생들과 기도하기로 했다."

아름이가 등교할 때 함께 집을 나왔다. 고난 주간이지만 이야기할 시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등교길 차안에서라도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였다. 아름이는 밀리는 버스가 아니라서 좋아했지만 나는 아름이가 좋아하는 것과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좋았다.

차 안에서 "아름아 이번 주간이 무슨 주간인지 알아?" "예 알아요. 고난 주간요."

고난주간이 어떤 주간인데? 고난주간은 어떻게 결정하는지 알아? 왜 예수님께서 고난을 당하셨는데? 고난 주간 중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지? 너는 예수님이 너의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서 죽으셨다는 것을 믿니?.......

아름이는 똑똑했다. 대답을 척척 해댔다. 대답을 듣는 나의 마음에는 감사가 있었지만 한편 마음에는 퀴즈식 척척 응답에 감동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대답대로 아름이가 믿음으로 자라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대답 중에서 아름이가 확실히 알지 못하는 고난주간 정하는 것과 성금요일의 일정을 추가로 설명을 하고 나니 부산여중 정문 앞.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 하고 잘 지내라" "예, 아빠, 감사합니다. 안녕."

점심시간에 원목실에 들르니 3, 4월분 고신의료원보가 있었다. 기고한 글 때문에 기다리던 것이라 반갑게 들고 목차를 보니 "쌍둥이 더하여 3대 3. 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 되던 날"이라는 제목으로 쓴 글이 아름이 졸업 기념 가족사진과 함께 실려 있었다. 내가 쓴 글이었지만 새삼스러워서 거듭 읽었다. 대한 민국이를 데려 오던 날을 전후해서 3일치를 짧은 지면에 요약하여 썼던지라 그렇게 마음에 흡족함은 없는 글이었지만 그래도 읽는 사람들에게 입양에 관한 마음이 조금씩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램은 간절했다.

장모님께 모윤숙 씨의 어머니라는 시를 먼저 적고 편지를 썼다.

장모님

반들거리는 송도 봄 바다에서

잘 자라는 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가 고맙습니다.

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를 보노라면

아내가 고마워 집니다.

아내를 보노라면

장모님의

기도와 사랑과 눈물과 정,

그리고 숨결, 손길이

느껴져 장모님이

고맙습니다.

장모님을 생각하면

창조주 하나님이 뒤에 계시니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늘 가까이 계시는 장모님. 저희들을 위한 기도와 사랑에 감사의 마음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아름이와 함께 집을 나오는데 한 국이는 아직 깨지 않은 아침입니다만 다운이의 피아노 소리가 골목의 아침을 깨우더군요.

딸 아이와 함께 출근하는 이른 아침의 목사, 음악이 있는 집, 새생명이 늦잠을 자는 가정, 화사한 봄날 아침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하던지요.

모두가 주님께서 주신 행복이며, 장모님의 사랑과 기도 덕분입니다.

오늘이 수난일이니 주일은 부활절입니다.

새생명, 새소망 주신 부활의 주님을 찬양합니다. 장모님께 부활의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내내 건강하십시오.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