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4월 1일 (수) 늘어 난 생일 축하객

내 생일이다. 좋은 계절에 맞는 생일이지만 자주 고난주간과 겹쳐서 제대로 생일 축하를 받지 못했었는데 오늘은 저녁에 가족 생일축하파티를 열었다. 아름 다운이가 예쁜 그림 카드와 모아 둔 용돈으로 준비한 선물을 전해 주었다. 작은 케랺이지만 딸들의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어서 기쁘게 받았다.

존경하는 아버지께

아버지 요즘 날씨가 무더운 여름 같지만 화창한 봄날씨예요.

이런 날 아버지의 생신을 맞이한 것이 정말로 기쁩니다.

오늘이 만우절이라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들에게 정말 아버지 생신이라고 해도 믿어주지 않던 일이 생각납니다. 혹시 아버지께서도 어릴 때 이런 일 없으셨는지요.

아버지, 선물은 다운이와 함께 준비한 케랺이예요. 맛있게 드시고 오늘 하루도 즐겁고 재 미있게 보내세요.

아버지의 생신을 다시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버지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큰 딸 아름이 올림.

식탁에 둘러 앉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포만감 같은 것이 있었다. 1년새 축하 가족이 둘이나 더 늘었으니 식탁의 웃음과 감사도 그만큼 더 풍성했다.

케랺에 초를 꽂고 불을 켰다. 형광등을 끈 다운이가 잽싸게 피아노에 앉아서 반주를 하고 아내와 아름이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아내는 몸으로 박자를 맞추며 대한 민국이에게 신호를 보내었지만 대한 민국이는 묵묵부답. 신기한 듯이 침묵을 지키고 눈만 두리번거렸다. 촛불을 끄고 세 모녀가 박수를 쳤지만 대한 민국이는 결국 이 거창한 행사에 도움도 적응도 하지 못했다.

'대한 민국아! 너의 축하도 받고 싶다. 너의 노래, 너의 사랑의 편지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