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3월 26일 (목) 아름이 생일
아침에 일찍 등교하는 아름이를 다시 축하해 주었다.
다운이가 반주를 하고 부부는 대한 민국이를 품에 안고 둘러서서 축복송을 불렀다.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아름이 향한 계획 있었죠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며 좋았더라고 말씀하셨네
이 세상 그 무엇보다 귀하게 나의 손으로 창조하였노라
내가 너를 인하여 기뻐하노라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
아름이를 보며
사랑해요 축복해요 아름이의 마음에 우리의 사랑을 드려요.
그리고 아름이를 위해서 축복기도를 했다.
오후에 PC통신에 들어갔더니 대학부의 규연이가 내 글을 읽고는 글을 쓴 것이
눈에 띄었다.
[제 목] 황목사님 일기, 그리고 나의 믿음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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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보는 것 자체로도 범죄행위(?)에 해당하건만 그것도 존경받는 목사님의 가정일기를 양심하나(?) 흔들림 없이 척하니 뒤적일 수 있다는게..
당돌하나마 과히 즐거운 일이다. 이것이 바로 GO FAITH.17의 매력을 넘어선 마력일 수도 있다. 따끈따끈한 공개일기를 기동성있게 접할 수 있으니까.
목사님의 일기를 오늘도 어김없이 읽는다.
올리신지 얼마 안되어 영광되게도 바로 내가 3편의 일기에 조회수 "1"을 기록하게 되었다. 우하하.
힘들다면 힘들 수도 있는 일임에도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런 일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아름답게 생각하는 것이..
크리스챤들의 삶에 있어 사명과도 같은 줄 알지만.. 난 그러한 크리스챤 삶의 시스템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그게 왜 그런지 곰곰히 생각해 본 결과, 어려운 것을 그저 감사하다고 생각하자 하자 하는 자구적인 OR 인위적인 노력 만으로는 결코 그런 삶을 살 수 없다는 것.
정말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삶과 자신의 신념을 오픈하지 않는다면 감사의 우러나옴도, 삶의 불편한 요소들을 신앙적으로 극복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목사님의 일기와 말씀을 가끔 듣고 접하며 나도 감히 그런 사명감 있는 삶을 개인적으로 상상해 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고 어려운 상황 앞에서 투덜거릴 나를 결론적으로 시부지기 떠올리게 된다.
나는 정말 믿음있는 자인가를 요즘 계속 고민한다.
과감한 결단과 헌신에 대한 두 주먹 불끈 쥠이 나에겐 왜 이리 정체되기만 하는 것일까. 정말 믿음있는 자로 사는 게 나에겐 어려운 일일까.
일상 가운데서 겨우겨우 고비를 넘기며 감사기도 정도 하는, 하나님 나라에 있어서 극히 '소시민적'인 나를 본다. 그런 것 만으로도 크리스챤다운 삶이랍시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천국백성 소시민계의 나' 말이다.
제발 나도 더욱 믿음있는 자로서 개인의 삶에만 얽매이지 않고.. 때로는 그런 일상을 초월하며 미래를 위한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만 가질 수 있다던 'VISION'이란 거시기를 빚어 갈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오래간 고민하던 화두인데.. 내 믿음에 대한 이런 기본적인 문제제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신비"다. 아직까지는...
낮에 기독교보가 배달되었는데 이번 주에는 1월 2-4일치 일기가 아름이 졸업식 때 찍은 가족 사진과 함께 게재되었다.
학교 일로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갔다.
아직도 아름이는 생일 기분에 들떠 있었다. 생일에 들뜬 아름이가 귀엽다.
대한 민국이는 누나 생일에 전혀 관심이 없다. 오직 빠는 것. 닥치는 대로 입으로 빨고 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