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3월 24일 (화) 똥기저귀 갈아 준 다운이

오전에는 지난주에 강의하러 오셨다가 메모만 남기고 가셔서 만나지 못한 이 목사님을 만났다.

"기독교보 보며 감동을 많이 받습니다. 입양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봤었지만 사정이 되지 않아서 하지 못했었는데 목사님 좋은 일 하십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임이 분명합니다. 수고도 많으실텐데 어떻든지 축하합니다."

"뭘요. 하나님께서 저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하는 것인 걸요. 기관에서 목회하기 때문에 아내가 조금 여유가 있어서 입양할 생각을 했고요. 또 집도 가깝고 병원도 가까운데다 아름 다운이도 다 컸고요. 여러 가지 여건을 생각하면 감사한 일이지요."

아내가 강의 나가고 아이들만 있는 집에 8시 조금 지나서 들어가니 골목길에서부터 아름이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렸다. 대한 민국이가 무슨 재미있는 짓을 하는가 보다 짐작하고 현관문을 두드렸더니 아름이가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문을 열어 주었고 다운이는 아랫도리를 벗은 대한이와 욕실에서 웃으면서 나를 맞이하였다. 아름이는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 무슨 말인지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투로 말했다.

"아버지, 다운이가요 대한이 똥 기저귀 갈아주는데 똥이 대한이 엉덩이에 달랑 달랑 거려 요."

"아빠, 대한이가 똥을 쌌거든요.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똥을 닦아주었는데 엉덩이에 똥이 달 랑거리고 제 손에는 똥이 묻었어요."

"다운이 손에 똥이요. 하하하하하, 대한이 궁둥이에 똥이 달랑 달랑 거려요. 해해해해해."

"대한이 너는 가만히 있고 다운이는 손 씻고 나와. 아빠가 씻어 줄테니."

샤워기를 틀고 엉덩이를 씻어 주니 대한이는 그저 해해해해해.

"민국이는 뭣 하냐?"

"한잠 들었어요."

"저 녀석 낮에도 잠만 잤다는데 밤낮이 바뀐 것 아냐?"

대한 민국이 데려 오면 똥기저귀 갈아준다더니 억지로 약속을 지키려고 애쓰는 아름 다운이는 아름다운 마음을 소유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