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3월 10일 (화) 빨리 2학년 되었으면

부지런한 아침을 맞이하는 아름이가 오늘도 일찍부터 학교 갈 채비를 하였다. 지난달 만 해도 이 시간에는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게으름을 부렸는데 오늘은 교복을 예쁘게 차려 입고는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던 아름이가 느닷없이 "빨리 2학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소리를 하는가 싶어서 "아름아 무슨 말이냐? 2학년이 빨리 되어야 한다니"

"아빠, 제가 2학년이 되어야 대한 민국이가 1살 더 먹잖아요. 그래야 대한 민국이가 아침 일찍 일어 날 수도 있을 것이고 누나가 등교할 때 손도 흔들어 줄 것 아녜요? 대한 민국이가 자니까 아침엔 재미 없어요."

안심과 함께 아름이가 대한 민국이를 얼마나 좋아 하는지 알게 되어서 "그래 이 짜슥들 빨리 키우자, 으이?"

학생들의 일과가 끝난 저녁시간에 교수 성경공부 모임을 막 시작하려고 하는데 대학부 전종근 군이 내 연구실 문을 살짝 열었다. 겸연쩍은 표정으로 내게 와서 비닐 봉지를 하나 건네 주었다. "뭔데?"라고 물으니 "대한 민국이 기저귀입니다."

사랑의 빚을 지는 마음. 고마움. 잘 키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