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18일 (수) 만세를 데려와?
학교 목요찬양팀의 겨울 MT가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있으므로 아침 일찍 삼천포를 향하여 출발했다. 삼천포에서 조금 떨어진 덕명교회에서 새학기를 준비하는 젊은이들과 시간을 가진 후 교회 담임 목사님을 뵈었다. 외모부터가 보기 드물게 깨끗한 목사님으로부터 5년 전 개척 때부터의 말씀을 들으니 존경의 마음이 갔다. 100여 호의 마을에 교회가 없는 것을 보시고는 동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마을 복음화를 위해서 개척을 하고 출소자를 중심으로 공동체 생활을 꿈꾸시는 특별한 목회자이셨다.
뭐니 뭐니 해도 그 목사님과 통하는 것은 입양이었다. 목사님께는 대학 2년, 고 3의 아들이 있는데 몇 달 전부터 초등학교 6학년 남아를 입양했단다. 아버지의 병으로 생활이 어렵게 되자 어머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마저 돌아가시니 고아가 되어 버린 아이를 아들로 받아 주신 것이다. 철이 든 아이를 입양하는 과정은 나의 영아 입양과는 달랐다. 서로가 의사를 표시하고 뜻을 맞추어 가면서 한 가족이 되어가는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너 내 호적에 입적할까?"
"예"
"그러면 너 아빠라고 불러"
"아직은 잘 안돼요."
그런 아이지만 밖에 나가서는 "우리 아버지는 목사님이셔"라고 은근히 자랑한다는 것이다.
각박한 세상이라고 하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고 좋은 목사님도 많다.
나도 이담에 만세를 데려와? 그리고는 아름 다운 대한 민국 만세를 불러?
저녁에 친구 손영선의 귀국과 학위 취득을 축하하는 모임을 홍교수님
댁에서 가졌다. 신앙 인격이 몸에 젖어 있으시고 정이 저절로 흐르는 친구의 빙장어른
되시는 이장로님, 옛날 양반 같으시며 항상 웃으시는 홍교수님, 그리스도 안에서
삶의 희열을 주시는 분들과 함께 한 분위기 있는 식사 모임이었다. 이날 따라서 대한
민국이가 점잖다. 어른들이 방에서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동안 마루에서 조용하게
있어 줬다. 눈치 빠른 대한 민국이.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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