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12월 19일 (금) 세상 물정 모르는 목사
오늘은 박, 송 교수님께 입양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한 분은 충고를 해 주셨다.
"왜 목사님이 입양을 하시려고 합니까? 교역자들의 살림은 그렇게 넉넉하지 않을테고 지금의 자녀교육도 힘들지 않습니까? 쌍둥이를 데려오면 목사님의 가정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 질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입양문제는 교회가 앞서야지 목사님이 앞설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회가 얼마나 어려운데 왜 그런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
세상물정 모르는 목사에게 감사한 충고였다.
마음이 편칠 않다. 정말 입양을 해야 하나? 아름.다운이를 키우는 것도 보통이 아닌데 한국이를 데리고 와서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양육, 학비, 사교육비, 대학, 장가...... 문득 자신이 없어진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입양 문제는 없던 걸로 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그러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동사무소에서 입양에 필요한 서류를 일단 발부 받았다. 주민등록표, 호적 등본, 인감증명 등등, 자주 가기 힘드니 동사무소에서 발부 받을 수 있는 것은 모두 받아 두었다.
오후 늦게는 서울행 기차표를 예매하러 간다는 아내의 전화에 다시금 그렇게 하자고 동의했다.
26일 오후 4시 15분 무궁화호 열차를 예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