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7월 23일 (금) 아! 대한민국
학교에서 매년 실시하는 해외의료선교훈련 및 의료봉사를 위한 중국 여행길에
오른지 10일째.
드넓은 중국에서 땀을 흘리는 봉사는 힘들었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는 봉사 활동의
의미와
화기애애한 봉사단원의 분위기 때문에 그런대로 지낼만했다. 그러나 닷새째 되던
날이던가 백
두산 천지연을 보고 내려 올 때부터 가족이 그리워졌다. 특히 쌍둥이 대한민국이는
중국 여행
기간 내내 지워지지 않았다. 내일이면 귀국하게 되는데도 조용한 아침의 그리움은
더해 갔다.
지금 쌍둥이 대한민국은 뭣을 할까? 아빠를 생각할까? 쌍둥이가 그립다. 아! 대한민국.
일곱차례에 걸친 의료봉사는 끝이 났으니 남은 일정이라고는 북경 관광이다.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만리장성 관광길에 올랐다. 동으로는 발해만의 산해관에서,
서로는 감
숙성의 가욕관까지 全長 6,000Km. 중국 대륙의 북부 산악 지대를 동서로 가로질러
만들어진
대성벽으로 달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조 건축물이라고 말하는 세계 최대의 건축물
만리장성을
올랐다. 4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더위, 작열하는 태양, 달구어진 성벽, 두어
발짝 마다 부
딛치는 관광객들의 열기, 그늘이 될만한 성루의 그늘은 관광객들이 자리 잡고 땀을
닦고 있으
니 여간 힘든 관광이 아니었다. 그래도 포구로 불어 들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 잠시
쉬는데
눈에 들어오는 기념비가 있었다. 不到長城 非好漢(장성에 오르지 아니하면 사나이가
아니다)
갈겨 쓴 것 같은 글이나 毛澤東 주석이 이곳에 올라 쓴 글이라며 여기 저기 세워져
있었다.
장성을 내려오는 길에서는 쌍둥이 한국이가 그리웠다. 이곳을 오르지 않으면 사나이가
아니라
는데 언제쯤 사나이 한국이를 데리고 와서 이곳을 오를까?
기념품 코너 앞에서 나의 발길은 멈추었다. 기념품 같은 것을 잘 사지 않지만 사나이가
된 아
빠가 사나이가 될 대한민국이에게는 기념품을 사야 되지 않을까? 이것 저것 고르다가
산 것은
팬다가 그려진 모자였다. 이것이면 쌍둥이의 여름은 시원해 질 것 같다.
손에 든 모자를 본 학생이,
"목사님, 대한민국이 모자죠? 얼마 주셨어요? 참 시원하겠네요."
"그렇겠지? 멋있어 보여?"
"아주 멋져요. 짐이 많으신데 제가 들고 갈께요."
"아냐, 이것은 내가 들고 가야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