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 8일 (목) 유치원 입학식
유치원 입학일. 잠에서 막 깨어난 한이가 아침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서 누운
채,
"아빠 덥다. 아빠 더업다."
한이는 벌뻑 일어나더니 어제 저녁 벽 옷걸이에 걸어 둔 양복을 잡고는 흔드는 것이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나는,
"한아 왜 그래? 일어 났으면 아빠에게 인사해야지."
그런데 이 녀석은 막무가내였다. 양복을 잡고는,
"아빠 더업다. 아빠 덥다."
"여보 한이 보세요. 무슨 일이예요?"
"아. 양복 치우라는 말이예요. 벽 옷걸이에는 이 녀석들 유치원 가방, 원아복
걸어 두는 곳입니
다."
그제서야 한이의 말이 꿰어졌다. 가방, 원아복 걸어 두었는데 왜 양복을 걸어 두었느냐는
것이
다. 그리고 원아복 외에는 모든 것이 더럽게 보이는 가 보다. 그래서 덥다(더럽다)고
했다.
"한이 오늘 유치원 가는 날이네. 좋겠다."
"아빠 한국이 유치원 가방."
잠간의 소란에 잠이 깬 국이도 반들거리는 눈으로,
"아빠 한국이 유치원 가안다."
"그래 유치원 가면 선생님께서 한국이 잘 생겼다고 칭찬하시겠다."
"나는 아빠 좋다"
두 녀석이 한꺼번에 목을 껴안고는 안겼다. 행복.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