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9일 (월) "대한민국의 경제를 위한 금,

대한 민국의 입양을 위해 내어 놓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날씨가 추워서 다운이 학교 선생님께 드리려고 헤이즐넛 커피원두를 갈아서 향기 좋은 커피를 만들고 아름이 선생님께 드리려고 유자차를 끓였다. 붣지도 써서 함께 보내 드렸다

선생님 매섭지 않은 겨울방학이었지만 추운 겨울 날씨입니다.

분주한 학년말에 건강하시고, 맛있게 드세요.

오전에 기독교보에 PC통신으로 원고를 다시 보냈다.

낮에 처가 식구들이 우리집으로 모였다. 대한 민국이로 인한 변화 중의 하나이다. 토요일 저녁에 있을 장모님 칠순 감사예배 준비 때문이지만 보통 때는 연산중앙교회의 처남댁에서 모이는데 대한 민국이 때문에 아내가 오기 힘들다는 처가 식구들의 배려로 송도에서 모이게 된 것이다. 식사 후에는 잠에서 금방 깨어난 대한 민국이가 외가 식구들의 인기를 모았다.

"그놈 잘 생겼네" "동생네 식구들과 닮았다" "어이쿠 귀엽다"

"이 집에는 부부싸움 할 일 없겠네"

"부부싸움 할 일도 없고 좋은 일 일어날 일도 없죠. 이 녀석들 온 이후로 잠옷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고요. 그런데도 행복합니다."

"잠옷을 입어야 좋은 일이 일어나는가?"

"우하하하하하하"

칠순 감사예배의 순서를 정하고 초대 손님을 확정하였다. 이어서 처조카 현진이가 악장이 되어서 찬양 반주 연습과 반주에 맞춘 찬양연습을 했다.

우리집은 하나님으로부터 특별한 은혜를 받은 집이다. 식구가 모여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주 안에서 우애를 다지니 이것이 보통 은혜인가, 이런 가정에 입양된 대한 민국이는 정말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은 아이들이다.

학교 다녀온 아름이가 선생님께서 주시는 쪽지라면서 건네 주었다.

서늘한 연수실 공기가 따스한 유자향기로 꽉 찼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저도요. 6학년 선생 일동 드림

조금 밖에 보내 드리지 않았는데 나눠 마셨는가 보다. 다음에는 많이 드려야겠다.

저녁에 분당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폭설로 퇴근길은 힘들었지만 지금 아이들과 눈싸움하러 나가려고 준비 중이란다. 그러면서 본론을 말하기를 "어제 오면서 대한 민국이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정말 잘 데려온 것 같습니다. 그 놈들도 복이 많고 형님, 형수님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그래서 아내와 의논했는데 조카 한명 입양비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얼마 전에 나라 경제 살리기 금모으기 캠페인에 금을 내놓았는데 00돈이었습니다. 금값이 곧 입금될 것 같은데 그 돈은 대한 민국이의 입양을 위해서 쓰겠습니다. 나라를 위해 내놓은 금, 대한 민국이의 입양을 위해서 금값을 쓰고 싶습니다."

사양했지만 마음이 고마워 말꼬리를 흐렸다. 방금 사무실을 개업하고 그렇게 넉넉지 않을 것이지만 조카를 위한 마음이 고맙다.

대한민국의 어려운 경제를 위해서 금을 내놓고 그 금값을 대한 민국의 입양을 위해 쓰겠다, 그것 참, 말 되는 듯하다.